[조각모음]작품설명

 /조각모음 : 사라지는 것들/
 2016. 9. 3 (토) - 9. 9 (금)
박종혁 심윤아 썬썬 이정우 이은경 조은재 조말 


 박종혁_
 무제_가변크기_금박_2016


 심윤아_
 조각조각_가변크기_부서진 나무조각, 아크릴, 글루건_2016
 1년동안 일년만 기획전을 하면서 작업했던 그림 중 하나를 선책하여 해체했다. 기존의 작업을 부숴버린 이유는 ‘일년만 미슬관’의 시간을 담은 조각이었으면 했다. 그리고 아쉬움이 담긴 작업을 이번기회를 통해 새롭게 변형 시켜보고 싶었다. 

 썬썬_
 달의 뒷면_가변크기_tracing paper_2016
 타인과의 관계. 그 속에서 발생하는 감정들. 처음과 같을 수 없고 언젠가는 사라지는 것. 
 서로에게 어떤 의미의 존재가 된다는 것은 결국에는 상대의 뒷면에 닿아 가는 과정이라고 생각한다. 타인에서 나와 너라는 의미가 발생하기 전에는 누구나 자신의 앞면만을 보여주며 살아간다. 나는 늘 뒷면이 궁금했다. 이 지점을 달의 뒷면과 연결시켰는데, 달은 자전주기와 공전주기가 같기 때문에 지구와 톱니바퀴처럼 맞물려 돌아가고, 따라서 우리는 늘 달의 같은 면만을 보게 된다. 우리가 우주비행사가 아닌 이상 앞으로도 실제로 달의 뒷면을 볼 수는 없는 것 아닐까. 마찬가지로 어쩌면 나도 결코 타인의 뒷면에 닿거나 볼 수 없을지 모르겠다. 달의 뒷면에 어떤 무서운 괴물이나 차가운 뭔가가 있을지도 모르지만 그렇더라도 나는, 그 뒷면에 가보고 싶다고 늘 생각했다. 하지만 갈 수 없기 때문에 혼자 상상을 하고 그 지점을 비워두기로 한다. 빛에 따라 다르게 보이는 이 원은 달을 상징하고, 그 뒷면은 각자의 상상에 맡기기로 한다. 달을 그리고 자르고 붙이고 매달고 하는 반복적 행위를 통해 기도나 몇 번의 절과 같은 의미를 나 자신에게도 주고 싶었다. 이 작업은 결과보다 과정과 행위가 중요한 작업이다. 

 이정우_
 왜 모든 것은 사라지지 않는가_Dimention variable Light reflective string and a pair of red rubbered gloves_2016
 “내가 시간에 대해 말할 때, 그것은 아직 없으며 / 한 장소에 대해 말할 때, 그것은 사라져 버렸고 / 한 인간에 대해 말할 때, 그는 이미 사망했으며 / 시절에 대해 말할 때, 그것은 이미 더 이상 존재하지 않는다” -쟝 보드리야르 

 이은경_
 양면회화_수집된 표본들(원형캔버스, 에그템페라, 수제젯소, 2009-2013)_가변설치_2016
 ‘수집된 표본들’(2009-2013) 은 도시에서 소비되는 기성 이미지들의 얄팍하고 유약한 물질성을 드러내고자 했던 작업이다. 표면이 벗겨지면서 아래에 쌓인 물감층들이 드러나게 되는데, 이는 과거의 시간이자 현재의 다른 가능성으로 드러나게 된다. 이번 전시에서는 양면으로 설치가 되어 한 몸 안에 존재할 수 있는 다른 가능성을 증폭 시키고, 마주보는 면들로 인해 생기는 반사광과 그림자 등을 통해 단면으로 봤을 때와는 상이한 모습도 볼 수 있게 된다. 1층 공간에서는 ‘일년만 미슬관’ 천장에 있었던 석고보드와 함께 설치하여 사물의 가변성과 장소 특정적인 면모까지 보여 주고자 했다. 

 재건된 테이블_썩은 사과, 독일/프랑스/벨기에 화폐, 깨진 유리컵, 석고보드_가변설치_2016
 목적과 가치가 없어진 사물들은 버려지거나 잊혀진다. 본래의 가치는 사라졌지만, 사라짐을 목격하게 함으로써 다른 가능성에 대한 차원으로 넘어가게 된다. 

 조은재_
 책상_가변크기_작가가 사용했던 책상_2016
 어릴 때부터 살아 왔던 집에서 곧 이사를 가게 될 예정이고, 이삿짐을 싸는 과정에서 책상을 버리고 가게 되었다. 오랫동안 사용해왔던 가구를 버리고 가는 것. 현재의 개인적 상황과 ‘사라지는 것’을 맞물려 작업해 보았다. 

국경 없는 지구본_50×30×30cm_지구본_2016
 나라간의 경계가 너무 지나치게 강한 것이 아닌가 하는 생각을 자주 한다. 국경, 국적이 사라지는 세상을 바래보며 지구본 위의 국경을 칼로 도려내었다. 

 조말_
 ‘일년만 미슬관’에서 나온 못 엮기_가변크기_못,실,글루건_2016
현재의 전시공간으로 고칠 때 천장 석고보드를 철거했는데 그 때 나온 못이 엄청 많았다.  공간은 곧 사라지겠지만 그 곳에서 나온 못들을 실로 엮음으로써 새롭게 의미를 부여하고 사라질 것을 기억하고자 하는 마음을 담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