박종혁_
최근에 ‘백봉’의 웹툰을 접했다. ‘백봉평전’,‘노점묵시록’... ‘병맛’이란 말의 뜻을 처음 알게 됐다. 이번 전시 준비를 위해 두 웹툰을 다시 한 번 봤다. 매력적이다! 부럽다! 치명적이다! 이 지울 수 없는 병맛^^... 끙끙 앓으며 불확실한 나의 매력을 골똘히 찾다가 확실한 내 주변에 꽂힌다. ‘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그녀(연서, 수린)들과 바보 같은 나의 딸 자랑, 거기에 왕관을 덧씌워 다시 한 번 강조해주는 또 한번의 병맛 변주, “빠져~빠져~내게 빠져버려~^^”
심윤아_
‘상상의 맛’
누군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선다면 겹쳐진 그리고 부서진 색과 형의 이미지들은 아마도 그의 감성을 건들 수도 있을 것이다. 그래서 궁금해졌다. 그 순간 그들은 무엇을 상상하고 있을까..
썬썬_
누구나 자신의 모자람이 타인에게 어떻게 인식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, 한국 사회 안에서는 그 정도가 특히나 심한 것 같다. 결과가 중요하고, 그 결과물이 뛰어나야만 한다는 강박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이다. 여기 전문성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3권의 노트가 있다. 작가의 실제 음악 노트로, 그 기록들의 일부와 결과물로서 만들어진 노래를 공개하며 소위 ‘병신 같은 맛’의 준말로 일컬어지는 ‘병맛’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지점을 보여주려 한다. 관람객의 입장에서도 숨기고 있었던 ‘병맛’을 드러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.
이정우_
무한한 우주 속 유한성에 갇힌 하찮은 인간존재는 오직 창조적 행위를 통해 사유하는 철학적 존재로 거듭난다. 개인의 역사는 그렇게 그려진다. 난 이 맛에 그림을 그린다.
이은경_
길에 무심히 떨어져 있는 장갑들이 하나의 물 웅덩이처럼 변해간다.
뻣뻣한 표면은 물처럼 깊어지고 더이상 장갑의 형상은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.
아마도 색감 때문일텐데, 이 그림을 그리면서 짭짤한 맛이 입에 감겨왔었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.
조은재_
2015년 11월, 등촌동 곳곳을 드로잉하여 일년만 미슬관에 전시하였다. 그리고 12월, 한달 전 드로잉의 풍경이 되었던 곳에 다시 가 그 드로잉들을 부착하고 설치된 모습을 촬영하여 <맛>전에 전시한다. 무감하게 오고 가며 보았던 동네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예술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, 새로운 마음으로 동네를 바라보게 될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. 미슬관에 온 관객에겐 지도에 의지해 아직 남아 있을지 없을지 모를 작품을 직접 찾아나서야 하므로 병맛을 안겨줄 수 있겠지만..?
조말_
현재 자신의 삶의 맛, 몇 십년이 지난 후의 삶의 맛, 살아온 자신의 가치관과 생각들은 마치 발효된 음식처럼 익어간다. ‘자신’ 이라는 ‘병’에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을 담고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맛은 달라진다.
Emoticon_
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. 게다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얼굴(겹)은 열 개, 백 개, 천 개가 넘을 수 있다. 인간의 얼굴이 갖는 물리적, 의학적 겹은 표피, 진피, 피하 등이지만, 다른 측면에서의 겹은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의 것들 일지도 모른다. <얼굴-밤>은 인간의 얼굴 안쪽에 있는 어떤 겹은 이런 모양이지 않을까? 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. 작품 속 얼굴을 보고 누군가는 병맛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, 나는 그 얼굴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법한 모양의 겹이라고 생각한다.